제2화 – 소리를 내는 사람들
광화문 전자현판이 시민들에게 마이크를 열고 난 뒤,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현판 앞은 **“속마음 방송국”**처럼 변했다.익명으로, 실명으로, 조용히 마이크를 켠 이들이차례차례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기 시작했다.“나는 사실, 그때 촛불 들지 못했다.퇴근이 늦었고, 솔직히 겁도 났다.근데 오늘... 그래도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어서 왔다.”“대통령은 파면됐지만,우리 엄마 월세는 그대로고,나는 아직 백수다.그 얘기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3입니다.정치보다 입시가 무섭지만,그래도 오늘은 공부보다 여기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전자현판은 아무 말 없이, 그 모든 목소리를 틀어주었다.사람들은 가만히 들었고,어떤 이는 낯선 사람의 말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그리고 밤 11시 59분,하루의 마지막 방송.현판의 마이..
2025.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