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5

지구 온난화 막겠다며 거대한 선풍기 설치한 나라 바람 좀 식혀봅시다컷 설명거대한 국립 선풍기타워 앞.관료들이 리본 자르며 환하게 웃는다.주변은 초여름인데도 누렇게 타버린 풀,하늘은 뿌옇고, 먼지 날림 심함.사회자: “지구 온난화를 이기는, 세계 최초 '기후 냉방국' 선언입니다!”장관: “이제부터 여름엔 전 국민이 이 바람을 공유합니다.”기자: “이거 전기는 얼마나 먹나요?”기술자: “원자력 3기 돌려야 합니다만, 대신 선풍기 바람이 시원하잖아요?”그 순간뒤편 도시의 전력 마비.병원, 지하철, 냉장고, 다 꺼짐.노인 한 명이 말한다.“더워서 죽는 줄 알았는데,이젠 시원하게 전기 없이 죽게 생겼구먼.” 2025. 4. 14.
봄바람을 쫓는 참새 1 어느 봄날이었다. 참새 ‘짹짹이’는 올해는 뭔가 특별한 걸 해보고 싶었다. 매년 남들이 흘린 과자 부스러기나 줍던 평범한 인생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 것이다.그래서 짹짹이는 우아하게 꽃잎을 몰고 다니는 봄바람을 딱 찍었다.짹짹이는 날갯짓을 하며 봄바람을 불러 세웠다.“야, 바람씨! 잠깐 거기 서 봐!”봄바람이 흠칫하며 멈춰 섰다.“뭐야? 나 바쁜데?”짹짹이가 가슴을 펴고 말했다.“올해부턴 나도 네 밑에서 일 좀 배우려고!”봄바람은 어이없어서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너, 참새잖아. 날갯짓이나 열심히 하지, 왜 바람을 배우려고?”짹짹이는 시크하게 대답했다.“이제 참새도 바람타고 다니는 시대거든. 내가 걸어 다니긴 좀 바쁘잖아?”봄바람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뭐, 그래도 참새가 바람을 탄다니 좀 웃긴데?”짹.. 2025. 3. 21.
봄 처녀의 치마 따뜻한 햇살이 창가로 쏟아지는 봄날 아침, 봄처녀는 치마를 입고 가볍게 길을 나섰다. 그녀의 치맛자락은 살랑살랑 춤을 추듯 봄바람을 맞았다.그런데 이게 웬일? 갑자기 치마가 제멋대로 펄럭이기 시작했다."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봄처녀가 당황하며 치마를 잡자, 봄바람이 짓궂게 속삭였다."잠깐만요, 봄처녀 씨! 저 좀 잠시 쉬었다 가도 될까요?"봄처녀가 놀라 되물었다."누구세요? 어디 있는 거예요?""아, 저는 봄바람이에요. 봄마다 꽃 피우고 사람들 기분 좋게 하는 직업인데요. 올해 너무 바빠서 조금 쉬려고요."봄처녀가 황당해하며 말했다."쉬는 건 좋은데, 왜 하필 제 치마에서 쉬세요?"봄바람이 쑥스러운 듯 말했다."다른 곳은 꽃가루가 너무 많거나 미세먼지가 붙어서 불편하거든요. 그런데 봄처녀 씨 치마는 .. 2025. 3. 21.
바람과 꽃 어느 봄날, 꽃밭에 활짝 핀 꽃들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그중 가장 인기 많은 장미가 거울을 보며 외쳤다.“오늘도 내가 제일 예쁘지?”튤립이 시큰둥하게 말했다.“어제랑 똑같아. 새로울 게 없어.”그때 바람이 신나게 달려왔다.“얘들아! 내가 오늘 헤어스타일 멋지게 해줄까?”꽃들은 동시에 외쳤다.“안 돼에에에에에에에에!”하지만 바람은 이미 가속 중이었다.휘이이이잉—꽃들이 좌우로 흔들리고,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자, 해바라기가 소리쳤다.“형님, 바람이 미용사 한다더니 진짜 미친 거 아냐?”장미는 꽃잎이 반쯤 벗겨진 채 울먹였다.“이건 무슨 스타일이야… 반삭이잖아!!”튤립은 땅바닥을 굴렀다.“난 스타일링 안 해도 된다고 했잖아! 근데 왜 화분째 굴러간 거야!!”바람은 뻔뻔하게 외쳤다.“이게 바로 요즘 유행하는 내추.. 2025.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