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좀 식혀봅시다
컷 설명
거대한 국립 선풍기타워 앞.
관료들이 리본 자르며 환하게 웃는다.
주변은 초여름인데도 누렇게 타버린 풀,
하늘은 뿌옇고, 먼지 날림 심함.
사회자: “지구 온난화를 이기는, 세계 최초 '기후 냉방국' 선언입니다!”
장관: “이제부터 여름엔 전 국민이 이 바람을 공유합니다.”
기자: “이거 전기는 얼마나 먹나요?”
기술자: “원자력 3기 돌려야 합니다만, 대신 선풍기 바람이 시원하잖아요?”
그 순간
뒤편 도시의 전력 마비.
병원, 지하철, 냉장고, 다 꺼짐.
노인 한 명이 말한다.
“더워서 죽는 줄 알았는데,
이젠 시원하게 전기 없이 죽게 생겼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