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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민의 경제는 좀 풀릴까?

by 쥐처럼 2025. 4. 4.

파면된 대통령이 떠나고
전국민이 잠시 들썩였던 다음 날,
정부는 대국민 브리핑을 열었다.

“국민 여러분,
이제 모든 것이 정상화될 것입니다.
경제도, 민심도, 국정도—”

기자가 손을 든다.

“그래서...
이제 국민의 경제는 좀 풀립니까?”

순간 브리핑장이 멈칫한다.
관계자는 입꼬리를 살짝 내리며 대답한다.

“경제란... 매우 복합적인 구조 속에서…
국제적 상황과… 세계 유가, 금리, 기후 변화 등…”

기자는 다시 묻는다.
“그럼 '햇반 가격은 좀 내립니까?'

관계자는 침묵한다.

같은 시각, 광화문 전자현판 앞.
한 시민이 마이크를 켠다.

“나 지금 월급날인데,
마트 앞에서 고기 코너만 지나쳤어.
파면됐대서 고기값이 내려가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와봤어요.”

전자현판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화면에 이런 자막이 떴다.

“정치는 교체되었습니다.
경제는… 아직 대기 중입니다.”

그날 밤, 또 다른 시민이 마이크를 켠다.
“대통령도 바뀌었고, 구호도 바뀌었고,
근데 왜 내 잔고는 그대로냐…”

잠시 후, 현판이 드물게 대답한다.

“그건… 접속자가 너무 많아서
아직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화면이 멈춘다.
버퍼링 아이콘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국민경제.
바로잡히기 전엔
항상 로딩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