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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

by 쥐처럼 2025. 4. 4.

 

 

햇살은 따사로운데 뉴스 속 자막은 싸늘하다.
“○○ 대통령, 헌법재판소 전원일치 파면 결정”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였다.
거리에선 탄식도, 환호도, 침묵도 섞여 있었다.

광화문 앞 대형 전광판에는
‘역사적인 결정’이라는 문구가 떴고
그 아래, 사람들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누군가는 메시지를 보냈다.
“끝났대.”

정치 풍자 작가들은 이미 펜을 들었다.
SNS 타임라인은 급속히 '짤'로 덮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무기력했던 사람들도
오늘만큼은 ‘뭔가 바뀐 것 같다’는 착각에 잠시 빠졌다.

헌법재판소 앞,
검은 정장에 고개 숙인 기자들,
그리고 조용히 눈물 닦는 아주머니 하나.
“이걸 보려고 내가 이 나이에…”

그 순간, 역사책 한 쪽이 조용히 접힌다.

 

오늘이 그 날이지.
"파면"이라는 말이 그냥 단어가 아니라,
역사의 한 페이지가 찢겨나간 날이라는 걸 말이다.

2025년 4월 4일,11.22.
헌정사에 또렷이 각인될 날.
그냥 뉴스 헤드라인으로 끝날 날이 아니라,
국민들 마음속에 오래 남을 어떤 '변곡점' 같은 날.

어떤 사람에겐 통쾌함,
어떤 이에게는 충격,
그리고 또 누군가에겐
그저 한 명의 '지도자'가 자리에서 내려온 날.

하지만 모두에게 남는 건
"이게 과연 나라냐"라는 말이 더는
농담처럼 소비되지 않게 된 순간이라는 거.

정치가 희화화된 시대였지만
파면은 결코 농담이 아니다.
권력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그리고 국민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