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사람이 불을 만났다. 불은 붉게 타오르며 말했다.
“너, 나 좋아하냐?”
사람은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뭐? 내가 좋아한다고? 넌 무서운 존재잖아. 사람들 집도 태우고, 산도 불태우고!”
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겼지. 하지만 나는 그냥 내 본능대로 하는 거야. 나, 사람들 없으면 뭐 할 수 있겠냐?”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그럼, 나랑 무슨 관계가 있지?”
불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사실, 너랑 나는 끊을 수 없는 인연이야. 네가 춥다고 불을 붙이면 내가 따뜻하게 해줄 수 있잖아? 또 네가 배고프다고 불을 붙이면 내가 요리도 해줄 수 있어.”
사람은 조금 부끄러워하며 웃었다. “그래서 나랑 불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구나. 하지만 너 너무 위험해, 가끔 내 마음을 태워버릴 때가 있어.”
불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지, 내가 화가 나면 그렇게 될 수 있어. 그런데, 내가 널 따뜻하게 해주고 싶을 때는 너도 내게 의지하지 않나?”
사람은 잠시 침묵하다가, 멀리서 들려오는 뉴스 소리를 들었다.
“대형산불, 수천 헥타르의 숲과 주택지대가 불타고, 수백 명이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
사람은 당황하며 불을 쳐다보았다. “너... 그게 바로 너야? 왜 이렇게까지 커진 거냐?”
불은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크고 강할 때, 나도 이렇게 되는 거야. 화를 내면, 내가 이렇게 넓게 퍼져버려. 그냥 본능인 거지.”
사람은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그렇게 불태우면 사람들이 다 힘들어지잖아.”
불은 잠시 침묵하며 생각한 후, 천천히 말했다. “그래, 내가 너무 과했지. 내가 사람들에게 온기를 주기도 하지만, 내가 지나치면 그들의 집과 숲까지 다 태워버려. 결국 내가 이끄는 건 둘 다 다칠 수밖에 없어.”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네가 크고 강하게 불타는 건 네 본능일지 몰라도, 너와 나는 이렇게 위험하게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해.”
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렇다. 이제 사람들에게도 내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겠지? 내가 조금만 잘못하면, 결국 다 태워버릴 수 있어. 그게 바로 대형산불이지.”
사람은 불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럼 너도 이제 조심해야 해. 너무 과하게 크지 말고, 너의 온기만 주는 쪽으로... 그렇게 해야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